그 동안 사뭇 성능 점검을 해보고 싶었던 BMW 535를 시승하게 되었다. 차량은 최근 FL 직전의 모델로 현재의 535D를 간접 평가함으로써 그 동안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던 535D의 성능을 위주로 하여 분석해보기로 하자. 이 디젤 엔진은 장점이 익히 알려져 있다. 8기통 엔진의 파워와 4기통 엔진의 연비를 겸비한 팔방미인. 매연은 미립자 필터로 완벽하게 걸러주고 소음과 진동은 발전된 차음 기술과 엔진 마운트로 줄여준다. 시승차에 들어간 디젤 엔진은 직렬 6기통 3리터 엔진이고 저속과 고속영역을 커버하는 두 개의 터보차저가 들어가고 고압의 피에조 인젝터로 연료를 분사하는 최신 커먼레일 디젤 엔진이다. 286마력이나 되는 출력은 동급 가솔린 엔진보다도 강력하고 가속 성능과 엔진의 리스폰스를 좌우하는 토크는 무려 59.2 !! 같은 배기량의 530i 가솔린엔진의 토크가 32임을 감안하면 그 힘이 거의 두 배나 된다. 비교적 가벼운 1,735kg의 차체를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진 엔진으로 움직이다보니 그 성능은 엄청날 것이다. 실제로 가속력을 측정해보니 제로백은 6.4초, 400미터는 14.4초만에 주파하였고 160km까지는 겨우 14.9초만에 주파하는 달리기실력을 보였다. 현실적으로 비교하자면 이 기록은 현재 국내 디젤 차량 중 기어비 비개조를 한 디젤 차량 중 공식 드래그 최고 기록을 세운 ECU맵핑에 흡기 튜닝한 모하비3.0의 14.1초 기록과 비슷한 기록이다. 모하비 튠 차량과 535D의 순정 성능이 거의 비슷한 기록이 나오는 수치이다. 위 그래프는 535D의 가속도 측정 결과를 비슷한 크기와 무게의 제네시스 3.8과 비교한 것이다. 검정색 실선은 BMW 535의 성능 그래프이고, 붉은색 실선은 현대자동차 제니시스 3.8 차량의 성능을 나타낸다. 초반에는 막상막하로 달려나가다 고속으로 갈수록 오히려 디젤 엔진의 BMW가 더 빨리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속에서 강한 가속력으로 보이는 디젤 엔진의 특성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이다. 그만큼 BMW의 디젤 엔진은 고속에서도 막힘 없는 강력한 가속력을 뽐낸다. 역시 아오토반을 모태로 한 독일 자동차 문명의 그 저력이 느껴진다. 4000rpm이면 힘이 빠지는 다른 디젤 엔진과는 달리 이 엔진은 5,000rpm까지 회전수를 올리며 막힘 없이 끌고 나간다. BMW의 '실키식스'가 무색하지 않다. 소음은 동급 국산 3.0 디젤 엔진에 비해 확연한 우위에 존재한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베라크루즈와 모하비의 중간 정도의 조용한 음색을 지녔지만, 고회전에서의 짜릿한 힘(일명 후발)은 국산 엔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다. 다만 다소 무거워진 디젤 엔진 때문에 BMW의 강점인 전후륜의 밸런스가 조금 흐뜨러졌다. 가솔린 모델에서 느낄 수 있던 날카로운 핸들링은 조금 무디게 바뀌었다. 오히려 승차감은 부드럽다. 단면폭 275mm에 40시리즈의 편평비를 지닌 초광폭 타이어가 들어갔는데도 승차감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이런 엄청난 성능을 즐기고도 리터 당 9km가 넘는 연비가 트립컴퓨터 상에 찍혔다. 같은 조건에서 테스트한 가솔린 모델의 연비가 고작 6km대였음을 감안하면 대단한 연비이다. 제로백 6초대를 찍고 최고속도 250km(계기판 기준 260km/h)를 달리면서도 국산 중형차의 연비보다 더 좋은 연비를 가진 녀석의 매력은 점점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런데 가격표를 보면 좀 아쉬운 구석이 있다. 기본 가격이 몇 십만 원 빠지는 1억원! 400마력의 엔진을 장착한 550i에 근접하는 가격표를 보면 실제 구매력은 반감될 것이다. 아무리 최신 기술을 모두 쏟아부었고 4기통 차량의 연비를 가지고 있으면서 통쾌한 가속 성능을 가졌다 하더라도 비슷한 가격대에 이보다 더 뛰어난 수퍼카 급의 성능을 가진 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구매가치는 떨어진다. 필자 역시 기자로서 선수로서 각종 대회에 참가한 디젤 차량 매니아로서 이 차량에 대한 매력은 한층 느끼는 바이지만, 현실에서의 결과는 사뭇 다르다. 역시 디젤차는 실용 영역에서의 성능과 뛰어난 경제성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이미 구형모델인 535D의 판매실적은 초라하다. 매니아를 만족시키기에는 약간 부족하고 가격은 비싸기 때문이다. 실용성으로 무장한 520D가 잘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 역시 디젤 모델의 성격은 경제성에 주안점이 있음을 반증한다. 너무 전자화된 시스템은 때론 조작함에 있어 부담이 되는 면도 없지 않아 존재한다. 이를 조금 단순화해서 차량의 가격을 낮춘 실용적인 가격선에서의 535D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무튼 여타 디젤 차량과 달리 일정하게 유지하는 연비 효율과 기솔린 같이 후반으로 주욱 이어지는 가속력은 기존 디젤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던지게 하면서 535D만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한다. < 자동차 정보 1번지, 카포탈(www.carpotal.net) 김용로 기자 > |
2012년 8월 15일 수요일
BMW 535d 시승기 - 괴력의 디젤 엔진은 얹은 스포츠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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