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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8일 수요일

슈퍼 땅꼬마, 스마트 포투 스페셜 에디션

  
벤츠에서 만든 경차로 잘 알려진 스마트 포투. 이번 시승차는 지난 5월, 국내 수입사인 스마트 코리아에서 20대 한정판으로 내놓은 스페셜 에디션이다.
  
강렬한 오렌지 컬러와 하늘을 향해 열리는 도어가 수퍼카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생각해 본 이름이 ‘스마트기니 포투타도르’이다. 스마트 포투도 2인승이고, (터보) 엔진이 차 뒷부분에 탑재되어 있으며, 후륜 구동이다. 변속기도 수퍼카에서 익숙한 반자동 방식이다.
  
길에 나서면 남들 이목을 끄는데 있어서도 수퍼카에 뒤지지 않는다. 다행히 시승차는 틴팅이 진했다. 유리창을 닫고서도 개방감은 크게 즐길 수 있다. 주행 중에도 언제든 여닫을 수 있는 소프트톱을 가졌기 때문이다. 기둥 부분이 그대로 유지된 채 지붕만 열리기 때문에, 시내에서도 옆 차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조그만 녀석이 키는 어찌나 큰지, 어지간한 차에서는 실내를 내려다볼 수도 없다.
  
레일을 따라 전동으로 움직이는 소프트톱은 선루프처럼 지붕 끝까지만 열리는 것을 1단계, 뒷 창 부분까지 접혀 내려가는 것을 2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는 7초, 2단계는 3초쯤 걸린다. 뒷부분은 안으로 접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트렁크 위에 얹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히려 다 접었을 때 후방시야가 불량해진다. 주차 중에는 외부에서 리모컨으로 열 수도 있다. 그리고 더 큰 개방감을 즐기고 싶다면 레일 부분을 떼어내면 된다.
  
떼어낸 레일은 트렁크 덮개에 내장된 전용 수납 공간에 보관할 수 있다. 트렁크 덮개는 픽업 트럭처럼 아래로 열려 적재공간 바닥과 연결되는데, 100kg의 하중을 버텨주기 때문에 성인 한 사람 정도는 걸터앉을 수 있다.
  
엔진룸 위에 있어 바닥이 높게 느껴지는 트렁크는 보스턴 백 2개 정도를 실을 수 있는 공간. 뒷유리 너머까지 짐을 실을 수 있는 쿠페 버전과 달리 시승차와 같은 카브리오 버전은 트렁크 높이가 한정되어 있어 더 좁게 느껴진다. 물론, 용도를 시티카로 제한한다면 흠잡을 것은 없다. 게다가 승객석과 연결된 공간을 쉽게 뗄 수 있는 가림천으로 나눠놓은 수준이기 때문에 융통성이 있다.
  
위로 열리는 도어는 원래 설계에 포함된 부분이 아니고 개조에 해당하는 것이라 실용성은 떨어진다. 원래 설계가 이랬다면, 작은 차체를 이용해 자투리 공간에 주차를 한 뒤 좁은 틈으로 승하차할 때 한결 유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달려 있는 도어는 일정 각도를 일반 도어처럼 열고 난 다음에야 위로 올릴 수 있는 구조라 그런 용도로는 별 도움이 안 된다. 게다가 일반 도어처럼 열 수 있는 폭도 좁아서 되려 불편하다. ‘스페셜’한 것은 불편한 경우가 많다.
  
스마트 포투는 기본적으로 불편한 차다. 일반 승용차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소음이나 승차감 면에서 요즘 국산 경차가 얼마나 훌륭한지, 스마트 포투를 타보면 알 수 있게 된다. 파워스티어링이 아닌 운전대는 무겁고, 요철을 만난 서스펜션은 쾅쾅거린다. 엔진 소리는 별다른 여과 없이 실내를 울리고, 짤막한 차의 앞부분은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심하게 들썩거린다.
  
그런데 재미있다. 스마트 포투를 타고 도심을 누비면, 도로용으로 높게 개조된 카트를 타는 기분이다. 1.0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5단 반자동 변속기는 다른 차의 반 토막 만한 스마트 포투를 팡팡거리면서 잘도 튀어 다니게 만든다. 운전대 변속 패들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짤록한 레버를 앞뒤로 까딱 꺼리는 재미도 좋다. 막혀서 못 가고 있는 차들 사이의 빈 공간을 교묘하게 헤집고 나가거나, 골목길 한 켠에 기가 막히게 주차할 수 있는 것은 이 차만의 특권이다.

스페셜 에디션이 아닐지라도 스마트 포투는 목적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차이고, 그래서 크기와 가격을 떠나 멋지다.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 스페셜 에디션은 범퍼와 스커트 등을 차체와 동일한 색상으로 칠했다. 차체 색상은 ‘서울택시색’ 외에도 일곱 가지가 더 있고, 소프트톱의 색상 또한 블랙, 레드, 블루의 세 가지 중 선택해 조합할 수 있다. 실내 색상도 세 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 휠 색상도 마음대로 선택 가능하다고 한다. 시승차의 휠은 차체의 오렌지색과 대비되는 검정색이다. 타이어는 금호 엑스타 KH11로, 앞 바퀴는 155/60R15, 뒷바퀴는 175/55R15 사이즈를 끼웠다.
  
▲ 한쪽에 5개씩의 LED로 구성된 주간주행등이 안개등을 대체했다. 그런데, 미등을 켜고 전방 안개등을 눌러야 점등된다.
  
▲ 지붕에서 떼어낸 레일 부분은 테일게이트 안에 수납한다. 저격총 케이스를 연상시킨다.
  
▲ 스페셜 에디션에는 수제작 가죽 시트가 장착되어 있다. 머리 받침에 한정판의 일련 번호도 새겨준다.
  
▲ 등받이 각도 조절 레버는 안쪽에 달렸다. 등받이를 앞으로 접거나 뒤쪽에서 뭔가 꺼내고자 할 때도 이 레버를 이용해야 한다. 한정된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동반석 발판 아래에 배터리를 배치했고, 동반석은 운전석보다 15cm 뒤에 자리한다. 동반석을 앞으로 접으면 골프백도 실을 수 있게 된다.
  
▲ 운전대는 고정되어 있고, 좌석위치는 앞뒤로만 조절 가능하다. 룸미러나 앞유리 상단이 시야를 가리곤 해서 좀더 낮게 앉고 싶어진다.
  
▲ 운전석에 앉은 상태에서도 실내 어디든 손에 닿을 것 같은 차지만, 원터치 윈도우와 전동조절 사이드미러를 갖추었다. 턴 시그널은 원펀치 쓰리강냉이…아니 원터치 트리플 깜빡이 기능을 제공해 편리하다.
  
▲ 고급 차에만 달린다는 아날로그 시계! 그러고 보니 스마트는 벤츠와 스와치가 함께 탄생시킨 브랜드였다.
  
▲ 누르면 스르륵 튀어 나오는 서랍이 낯설게 느껴진다.
  
▲ 낮 사진이라 아쉽지만, 실내에는 무드 조명까지 켜진다.
  
▲ 테일게이트처럼 열리는 글로브 박스. 안에는 AUX, USB 단자가 숨겨져 있다.
  
▲ A필러의 트위터가 눈길을 끈다 했더니 오디오 사운드가 꽤 좋다. 이 작은 차에 스피커는 무려 7개. 운전석 밑 서브 우퍼까지, 총 7개의 스피커를 갖추었다.
  
▲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반자동 변속기. 표시는 보이지 않지만, N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면 D가 되고, 앞뒤로 움직이면 수동 모드가 된다. 레버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자동/수동 모드가 전환된다.
  
▲ 엔진의 최고출력은 84마력, 최대토크는 12.3 kg•m이다.
  
▲ 0-100km/h 가속에는 10.9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다행히) 150km/h에서 제한된다. 수입사에서 제시한 연비는 20.4km/l이다. 5단에서 1,750rpm을 가리키는 60km/h 정도의 속도로 달리면 상쾌하다.
이번에 시승한 스마트 포투 카브리오 스페셜 에디션의 기본 가격은 3,040만원이다. 운전대를 변속패들이 달린 3스포크 스티어링휠로 바꾸려면 190만원을 추가하면 된다. 여기에 내비게이션과 크루즈컨트롤, 트립 컴퓨터까지 더해지는 컴포트 팩은 2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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