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재규어는 ‘나이 든 사람이 타는 차’처럼 인식됐다. 하지만 이제 그런 선입견을 벗을 때가 됐다. 7월 23일 재규어가 공개한 XKR-S가 여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Life of Gorgeous’의 정점 XKR-S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쿠페라는 ‘E 타입’을 만들어 내고 슈퍼카 XJ220을 내놓는 등 수십 년 동안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90년대 들어 역사 뒤로 사라지는 듯 했다.
이후 이리저리 팔려 다니던 재규어는 2006년 천재적인 디자이너 이안 칼럼을 만나면서 확실히 변했다. 그가 내세운 ‘Gorgeous’라는 모토는 재규어를 살려낸 ‘주문’ 같다.
이안 칼럼이 내놓은 첫 작품 XF는 재규어의 주 고객 연령대를 확 끌어내렸다. 2006년 이후 출시된 그랜드 투어러 XK 시리즈의 고객도 30대까지 젊어졌다. 7월 23일 우리나라에서 첫 공개하는 XKR-S는 재규어가 ‘회춘’하는 과정의 마지막이다.
XKR-S는 재규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가장 빠른 컨버터블 GT(Grand Touring)다. XKR-S 컨버터블의 최고 속도는 300km/h, 0-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4.4초.
외모는 이런 성능을 은근히 드러낸다. 실물이 사진보다 더 나은 몇 안 되는 차다(특이하게도 이안 칼럼이 디자인한 차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
수치로 보면 넓고 낮다. 4,780mm의 길이는 국산 중대형차만 하지만 폭은 1,890mm로 대형차급 이상이다. 높이는 1,330mm로 준중형차보다 낮다.
XKR-S 컨버터블의 전면 디자인은 거칠기만 한 게 아니다. 300km/h를 넘나드는 차의 주행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넷에 있는 타원형 공기흡입구의 가장자리부터 더욱 넓고 낮아진 프론트 그릴, 날카로워진 헤드램프, 카본 파이버 스플리터 및 트윈 사이드실을 갖춘 새로운 범퍼까지 이어진 수직 피처 라인이 차량의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스포츠카의 상징이기도 한 카본 파이버 리어 윙은 리어 에이프런과 함께 고속주행 시 차체가 뜨는 현상을 26% 감소시켜 약 1.7톤의 힘으로 차량을 도로에 완벽하게 밀착시켜 준다.
550마력 심장을 봉인하는 기술
XKR-S 컨버터블은 3세대 AJ-V8 수퍼차져 가솔린 엔진에 스프레이형 직분사(SGDI)를 적용해 최대출력 550마력/6,000~6,500rpm, 최대토크 69.4kg.m/2,500~5,500rpm라는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밸브 타이밍 기술을 결합해 상대적으로 높은 효율성도 실현했다.
XKR-S 컨버터블은 ‘GT카’인만큼 편안하면서도 민첩하고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재규어는 XKR-S에다 더욱 단단한 스프링과 댐퍼 등을 단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새로운 알루미늄 스티어링 너클로 업그레이드된 프론트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캠버 강성도를 23% 가량 향상시켜 높은 스티어링 정확도와 피드백을 제공한다. 프론트와 리어 서스펜션의 스프링율은 28% 개선했고, XKR-S의 맞춤식 어댑티브 댐핑 프로그램은 차체 제어, 정지 마찰력 및 그립을 극대화한다.
외관 디자인은 최신형 수퍼차저 엔진이 모든 힘을 뽑아낼 수 있도록 전산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을 적용했다. 재규어가 자랑하는 스페이스 알루미늄 구조는 뛰어난 비틀림 강성을 자랑한다. XKR-S의 새로운 프론트 스티어링 너클과 리어 형상, 탄소섬유 리어윙 및 스플리터 등은 ‘정장 속 근육’처럼 은근히 이 차의 힘을 과시한다.
XKR-S 컨버터블에는 그 힘에 걸맞게 추가 기능도 대거 달렸다. 운전자는 Trac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모드로 특정 정지 마찰력, 안정성, 액티브 디퍼렌셜(Active Differential) 설정의 간섭을 줄이는 동시에 코너링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한층 향상된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와 알루미늄 캘리퍼, 패드가 조합된 브레이크 디스크로 구성된 고성능 브레이크는 XKR-S를 서고 싶을 때 서는 차로 만든다.
컨버터블을 타 본 사람은 아는 ‘자유’
강력한 힘과 편안한 승차감을 가진 GT카는 많지만 ‘뚜껑이 열리는 GT카’는 의외로 많지 않다. 재규어의 XKR-S는 ‘뚜껑이 열리는 GT카’다. GT카의 호쾌함에 컨버터블의 ‘자유로움’이 합쳐지면 그 매력은 몇 배가 된다.
XKR-S 컨버터블의 소프트탑 루프는 18초 만에 열리고 닫힌다. 소프트탑 임에도 300km/h로 달려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방음을 제공한다는 게 재규어의 주장이다. 지붕을 연 상태로 달리면 퍼포먼스 액티브 배기 시스템이 내뿜는 ‘머슬카’ 같은 소리가 운전자의 심장을 뒤흔든다.
XKR-S의 인테리어는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 어필할 듯 하다. 럭셔리함 그 자체다. 카본-가죽 소재의 재규어 퍼포먼스 시트는 경주용 차량처럼 고속에서도 운전자와 탑승객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켜준다. 16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히팅 시트는 카본 가죽과 대조되는 마이크로파이핑으로 꾸몄다. 여기다 버킷 시트의 양 옆을 조일 수 있는 다이얼도 달렸다.
영국 명품 오디오 회사인 B&W(Bowers & Wilkins)社의 560W급 스피커는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전후방 주차 센서와 주차 보조선이 나타나는 후방 카메라, 아이팟 및 USB 연결 단자, 7인치 고해상도 터치스크린 모니터, 블루투스 기능 등은 최근 출시되는 다른 차들보다 편의성이 더 뛰어난 수준이다.
2억이 넘는 가격, 아는 사람들은 "그 가격도 저평가 된 차"
데이비드 맥킨타이어 재규어 코리아 대표는 재규어의 레이싱 DNA를 모두 담아낸 XKR-S가 최근 급성장하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주목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규어의 레이싱 DNA를 가장 잘 보여주는XKR-S 라인은 도로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주행 성능과 그 파워를 짐작하게 하는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실루엣으로 전세계 스포츠카 마니아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폭발적인 성능과 놀라운 핸들링, 여유로운 승차감, 독보적인 럭셔리함으로 국내 럭셔리 고성능 GT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맥킨타이어 대표의 말처럼 XKR-S는 최고의 GT카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지금까지 판매하던 XK시리즈의 가격이 1억7,640만 원(쿠페 기준)부터 시작하는 데 XKR-S 컨버터블은 2억2,350만 원이나 한다.
재규어 코리아는 XKR-S 컨버터블 출시를 기념해 7월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UK 모터스가 운영하는 일신빌딩 내 한남 전시장에 특별 전시한다.
XKR-S 컨버터블은 7월 말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에는 5대를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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